한겨울 추위 속에서 덜덜 떨면서 수많은 밤을 보내고 있는 아파트 분양 현수막.
불금인 어제 많이 늦은 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추위에 덜덜 떨고 있는 현수막을 발견했다.
없어서 못 판다는 34평형 분양 광고. 아파트 등 공동주택 분양 광고로 짐작된다. 오른쪽에는 노랑 바탕에 빨강 글씨로 마감임박이라고 쓰여 있다. 아파트 분양에도 품절 마케팅이 도입됐나?
아파트 지을 땅에 말뚝만 박아도 불티나게 팔리던 시절에도 품절 마케팅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불황일수록 광고는 기승을 부리고 카피는 피식하고 웃게 되는 허풍과 과장이 섞이는 법이다.
아주+ 아주 오래된 기억 하나가 떠오른다. 미분양 아파트 분양 사무실에 가면 무슨 상황판 비슷한 게 있었다.
누가 보아도 좋은 층, 좋은 향의 동호수에는 빨간색 스티커가 눈에 띄게 붙어 있다. 이미 분양되었다는 뜻이다. 사실은 미분양인데도 불구하고 스티커를 붙여 놓은 것은 방문자의 애를 태우기 위함이다.
인기 있는 아파트인 양 방문 고객의 착각을 불러일으켜 골치 덩어리인 비선호 층, 비선호 향부터 팔아 치우려는 그릇된 마케팅 수법이다. 다른 조건은 모두 마음에 드는데 원하는 동호수가 없어 미련을 떨구지 못한 채 고객이 일어서면 반드시 연락처를 묻는다. 전화번호를 무심코 남기고 분양사무실을 나오면 하루나 이틀 뒤에 연락이 온다.
계약자 가운데 갑자기 이민을 가는 사람이 생겼다거나 개인 사정으로 불가피하게 해약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등의 연락 이유를 붙인다. 고객님은 운이 좋다, 복 받았다는 등의 사탕발림도 잊지 않고 덧붙인다.
미련이 남아 있던 고객은 요즘말로 호갱님이 되어 덜컥 계약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분양되지 않은 선호 동호수에 분양 완료 스티커를 붙여 놓고 비선호 동호수부터 분양한 다음 선호 동호수는 선심 쓰듯 분양한다. 가끔 호갱님이 걸려들면 선호 동호수를 특별히 해당 호갱님에게만 분양해주는 것처럼 사탕발림해 사례비까지 챙긴다. 촌지와 급행료 문화가 낳은 부작용이다.
아무리 좋아보여도, 아무리 급해도 천천히 심호흡을 여러 번하고 곰곰이 생각해보자. 많고 많은 사람 중에 왜
why, なぜ 나에게 그런 행운이나, 복이 굴러 들어오는지. 특히 부동산은 거금이 오가는 거래인 만큼 자칫하면 호되게 당할 수도 있다는 점에 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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