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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화제/연예/엽기

이부진 선행…이부진 러브스토리

재벌가(家)의 맏딸이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를 실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장녀 이부진(44) 호텔신라 사장이다. 

 

지난달 25일 82세의 택시기사 홍 모 어르신이 몰던 모범택시가 서울 중구 장충동의 호텔신라 본관 출입구 회전문을 들이받아 이 호텔 직원과 투숙객 4명이 부상당하고 회전문이 크게 파손됐다. 홍씨는 택시의 급발진 탓이라고 주장했지만, 경찰에서 운전 부주의로 조사돼 총 배상금 5억 원 중 4억 원(5000만원 한도 책임보험 차감 예상)이 넘는 돈을 변상해야 하는 딱한 처지에 놓였다.

 

홍씨는 서울 성북구 종암동 노후 빌라 반지하 단칸방에서 뇌경색 아내를 돌보며 살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이부진 사장의 주문에 따라 임직원들이 홍씨의 집을 직접 찾아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을 전해 들은 이부진 사장은 홍씨에게 배상을 요구하지 말고, 필요하면 치료비까지 지급하라고 당부했다는 후일담이 들려온다. 오랜 만에 훈훈한 '뉘우스'다. 재벌의 맏딸이 그 까짓 4억 원쯤이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어려운 것이어서 이부진 사장의 선행이 귀감이 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누리는 자들의 베품'이 어디 흔한 일인가. 그녀는 삼성가에서 비난을 받지 않는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네이버 인물정보 캡처.

 

이부진 사장의 또 다른 미담도 있다.

제주도 연동에서 크지 않은(66㎡·약 20평) 고기국수집(신성할망식당)을 8년 동안 운영하고 있는 한 부부가 딸이 투병 끝에 숨지면서 남긴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해 고통 받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듣고 도움의 손길을 내민 일이다.

 

이부진 사장이 앞장섰고, 호텔신라의 주방장과 직원들이 이 식당을 수차례 찾아가 메뉴 개발과 주방 설비, 외관 개선 등을 지원했다. 그녀는 지난달 신성할망식당을 찾아가 식당 주인 부부의 새 출발을 축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미담이 급속히 전파된 이면에 혹여 누군가의 숨은 의도가 깔려 있든, 블로거를 포함한 언론의 마구잡이 식 뉴스 사냥이든 이번 선행은 칭찬 받을 만하다.   

 

 

덩달아 삼성의 평직원이었던 임우재(46·현 삼성전기 부사장)씨와 결혼한 이부진 러브스토리가 새삼 화제에 오르고 있다. 재벌가에 드물지 않은 정략결혼 대신 사랑하는 사람과의 연애결혼을 택했으니 순수하고, 집안의 결혼 반대를 물리쳤으니 대단한 용기다.

네이버 인물정보 캡처.

 

하루아침에 국내 으뜸 재벌그룹의 삼성가(家)의 맏사위가 되어 '남자 신데렐라'로 불리는 임우재 부사장과 이부진 사장은 한 사회봉사단체가 펼친 봉사활동 현장에서 처음 만나 연인으로, 부부로 이어진 사이다.

 

대원외고를 졸업한 이부진 사장은 당시 연세대학교 아동복지학과를 나와 삼성복지재단에 입사, 주말마다 서울 강동구상일동의 한 지체부자유아 보호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서울고 출신으로 단국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한 임우재 부사장은 당시 삼성의 계열사인 에스원 사업기획실에 입사했고, 이부진 사장과 같은 공간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사랑을 키워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가는 이들의 만남조차 반대했지만 이부진 사장은 집안 어른들을 일일이 찾아가 설득했다. 두 사람은 결국 1999년 결혼해 당시 적잖은 사회적 충격을 주었고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건희 회장이 이들의 결혼을 반대했을 때 밝혔다는 이부진 사장의 "아버지가 결혼을 반대하면 하지 않겠다. 하지만 이후 이 세상 어느 남자와도 결혼하지 않겠다"는 말은 감동적이다. 임우재 부사장은 결혼 뒤 MIT 등의 유학으로 경영 학식을 다졌다. 한편 지난해 말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 때 승진자 명단에 임우재 부사장의 이름은 없었다. 

 

아래 박스 안 글은 10월 10일 추가한 것입니다.

 이부진 사장 이혼 소송, 진짜 이유는?

이부진 사장이 이혼소송을 신청했다는 뜻밖의 뉴스가 온·오프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지난 8일 이부진 사장이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남편인 임우재 삼성전기 부사장을 상대로 이혼 및 친권자 지정 소장을 접수했다고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다. 이 소식은 10일 조선일보가 가장 먼저 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부진 사장과 임우재 부사장은 1995년 사회복지재단 봉사활동을 함께하다 사랑이 싹 텄고, 1999년 웨딩마치를 울렸다. 당시 내로라하는 재벌가의 장녀와 평사원의 결혼은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러브스토리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들은 초등학교 1학년생인 아들 1명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매체의 대다수는 이부진 사장이 결혼 15년 만에 이혼 소송을 낸 이유로 '성격 차이'를 조심스럽게 들고 있다. '이들이 그동안 성격 차이로 갈등을 빚었다'는 아직 근거 없는 내용을 덧붙이기도 했다. 항간에서는 '한쪽이 심하게 기울어진 결합'이었고 '때가 온 것'이라면서 당초의 학벌과 경제력, 집안 차이, 40대의 권태기 등을 이유로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추축일 뿐이다. '부부 사이의 일은 부부만 안다'고 하는 게 일반적이지 않는가. 성격 차이, 권태기, 균형 문제가 복합적으로 쌓였다가 폭발했을 수도 있고, 모두 아닐 수도 있다. 30세에 결혼한 이부진 사장이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식을 올렸을까?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설득한 이부진 사장이 아닌가. 그래서 이번 소식이 더욱 안타까운 한편 아리송하기만 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재벌가 부부의 이혼 위기'가 화제의 대상은 될 수 있을지언정 마구잡이로 도마 위에 올려놓고 난도질할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연예인이든 재벌이든 공인이든 일반인이든 추측성 입방아가 심하면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는 건 매한가지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어린 아들도 있지 않은가. 섣부른 추측성 보도나 입방아를 삼가야 하는 이유다.

 

글쓴이는 특정 재벌가나 특정인을 두둔할 마음은 없다. 그런데 이부진 사장의 이혼소송 진짜 이유, 그것이 무척이나 궁금하다. 바라건대 '그땐 몰랐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부진 사장의 미담이 전해지면서 이부진 사장의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명언'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샘물은 퍼낼수록 맑은 물이 솟아난다. 아낌없이 베풀어라." 

"장사꾼이 되지 말라. 경영자가 되면 보이는 것이 다르다." 

"써야할 곳, 안 써도 좋을 곳을 분간하라. 판단이 흐려지면 낭패가 따른다."

"작은 것을 탐내면 큰 것을 잃는다. 무엇이 큰 것인가를 판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