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정년을 60세로 연장한다는 요즘 드문 반가운 소식이다.
'정년 60세 연장법'은 2016년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정년을 연장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니 '100세 시대'에 걸맞고, 가정 경제에도 큰 힘이 되는 긍정적 결단이다.
이는 해당 기업들이 추가 재정 부담을 감수하고 내린 결정이어서 내 일은 아니지만 감사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런데 여기 보이지 않는 함정이 있다. 세상에는 법이나 룰로는 풀리지 않는 일들이 많다.
평균 근속 기간이 단축되고 있는 추세 속에서 살아남아야만 정년의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 아닌가.
'사오정'과 '오륙도' 등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 어려운 정년퇴직에 빗댄 유행어가 생긴 지 이미 오래다.
기업경영 평가 전문기관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요 상장사 직원들의 평균 근속 연수는 10.3년에 머문다.
대기업 전체 직원 중 1% 정도만 임원까지 승진할 수 있다.
대기업 임원들의 평균 나이는 52세다.
기업엔 나름대로 고유의 기업문화도 있고, 기업들 전체의 보편적 기업문화도 있다.
보편적 기업문화 중엔 일정 기간 안에 승진하지 못하면 물러나야 하는 관행이 있다.
이 사람 잡는 관행인 '승진 정년'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된다.
입사 후 나이 40대에 접어들면 어느덧 간부가 되어 회사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게 되면서 불안한 마음에 좌고우면하게 된다. 이때가 회사로서도, 개인으로서도 인력과 시간이 낭비되는 시기다.
정년 연장은 법만 뜯어 고쳐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군대에 계급 정년이 있듯이 민간 기업의 관례인 '승진 정년'이 사라지지 않는 한 '법 따로 현실 따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정년 연장법'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승진 누락= 조기 퇴사' 관행에서 비롯된다.
정년 연장제도가 성공되려면 가장 큰 걸림돌인 '승진 정년'부터 해소돼야 한다.
사회 분위기 등 외부 압박을 못 이긴 '정년 연장 코스프레'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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