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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좀 고칩시다

메르스 전문병원보다 더 시급한 것

메르스 전문병원, 메르스 음압병상 확충, 코호트 입원체제 수립? 어느 세월에…

 

메르스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메르스 전문병원과 메르스 치료 음압 병상 확충, 코호트 입원체제 수립 등 대책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강구> 단계일 뿐 당장 메르스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대책으로는 너무나 미흡한 수준이다.

 

음압 병상이란 기압차를 이용, 공기가 언제나 병실 안쪽으로만 유입되도록 설계된 특수 병상이다. 공기가 음압병상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해 메르스 전염병 확산을 막겠다는 것이다. 일리는 있지만 보건 당국은 아직도 사안의 시급성을 깨닫지 못한 듯하다. 메르스가 급속히 확산되는 마당에 언제 예산을 확보하고 집행 승인 을 받아 음압병상을 늘리겠는가. 나는 메르스에 기는 예산 확보다. 음압병상 1개 실에는 수억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음압병상은 결핵 등 공기로 인한 각종 감염병 환자를 치료하는데 쓰이고 있는데, 국내 병상 수와 시설은 태부족 상태다. 이 같은 수단으로 어느 세월에 병상과 시설을 확충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는 한국의 메르스 확산을 막겠는가. 

 

메르스는 주로 중동지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이라고 불린다. 2012년 9월 알리 모하메드 자키라는 박사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첫 발견한 신종 전염병으로, 최초 숙주인 박쥐에서 낙타와 염소 등 가축물에 2차 전염된 뒤 사람에게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스 최초 발생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다. 메르스 한국 최초 발생일은 5월 20일. 중동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채 귀국한 한 사업가가 첫 확진환자로 밝혀졌고 이후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다.  한국은 특이하게 메르스전염 속도가 너무 빨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유독 한국인만 메르스에 취약하다느니, 메르스 변종 바이러스 가능성이 있다는니 온통 메르스 포비아를 가중 시키는 설說설이 나돈다. 

 

사안의 시급함과 절박함을 아직도 모르는가? 공기 전염 가능성은 인정하는가?

 

또 보건당국이 음압병상 확충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공기로 인한 메르스 전염은 없다'던 종래의 주장을 슬그머니 꺾고 메르스의 공기 전염 가능성을 스스로 인정한 것과 다름이 없다.  

 

오늘 나온 대책 중 하나인 코호트 입원체제란 같은 건물 내에서 다른 환자는 모두 이동시키고 의료진이 개인보호 장구를 갖춘 가운데 메르스 환자만 진료하는 것을 말한다. 메르스와 다른 질병에 걸려 입원한 기존 환자들의 처지와 반발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대책에 불과하다.

 

경증 환자는 그렇다고 치고 중증 환자들은 어떻게 옮길 것인가. 온갖 시비와 논란으로 기존 입원 환자 이동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 또한 보건당국이 아직도 사안의 시급성을 깨닫지 못한 데서 비롯된 발상이다. 코호트 입원체제는 코호트 격리병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인 메르스 전용병원 운영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것이다. 병원을 짓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성난 민심과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것이다. 아니 실제로 얻어맞을 것이 뻔하다. 우선 국공립 의료기관을 메르스 전용병원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이 또안 사안의 시급함을 모르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지금은 국가 비상 상태. 중동에 대표단 보내 3년 간의 메르스 대응 노하우 구해오라 

 

메르스 전문병원으로 지정되면 환자 감소로 인한 수익 저하가 불보듯 뻔한데 국공립병원들의 협조를 어느 세월에 구하겠는가. 구한들 몇 곳이나 구할 수 있겠는가. 안 봐도 비디오다. 또 세무조사라는 으름장을 놓을 것인가.   

 

이 같은 대책보다 더욱 시급하고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 메르스(MERS) 진원지로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에 정부 대표단을 급파해 그들이 갖고 있는 메르스 환자 치료 방법과 예방법, 확산 방지 노하우를 구하는 것이다.

 

2012년 9월 세계 첫 메르스 환자가 발병했으니 그 후 3년 동안 그들 나름대로 노하우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조언을 얻을 나라는 많다. 이 시간 현재 25개 국가에서 메르스가 발행했으니 중동지역 이외의 국가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현역 원사도 당했다. 다음은 누가? 

 

대표단은 정부 고위층 등 유명인사와 의료진으로 구성해야 한다. 의료진 없이 정부 고위층만 가면 어떤 조언을 해줘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의료진이 동행해야 하는 까닭이다. 고위 공직자는 차관급이상이어야 한다. 국가의 대표성을 인정 받으려면 그 이상일수록 좋다. 비정치인으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같은 세계적 유명인사라야 한다.   

 

글 쓰는 동안 시나브로 자정이 지났다. 자정 조금 전 군부대 현역 원사가 메르스에 감염됐다는 뉴스가 켜 놓은  TV에서 흘러나왔다. 31번째 메르스 감염환자다. 이처럼 단기간 내에 급속히 메르스가 확산되기에 음압병상이나 코호트 입원체제, 메르스 전문병원보다 정부 대책반 중동 급파가 더 시급하고 절박함을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메르스 환자 최초 진료병원은 경기 평택 성모병원이었다 

 

어제(4일)밤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메르스에 관한 기자회견이 있었다. 요지는 메르스 의심환자인 한 의사가 전국에서 1500명이 모인 재개발조합 행사에 지난달 30일 참석해 메르스가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공포를 넘어 공황을 부를 수도 있는 발언이다.

 

 오늘(5일) 오전에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반박 기자회견(국내 첫 메르스 치료병원은 경기도 평택 성모병원이라는 내용 포함)이 뒤따랐다. 이어 한 시간도 못미쳐 박원순 시장의 '메르스 의사' 발언으로 국민들에게 의사들이 책임성 부족과 전문성 결여로 비추어질 것을 우려한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반박화 함께 정부의 강력한 메르스 대응책과 메르스 진료병원 추가 공개를 요구했다.(5일 글 내용은 추가한 것입니다.)

 


 

낙타 고기 먹고 낙타 젖 마시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쓰는 김에 덧붙이면, 중동호흡기증후군으로 불리는 메르스 확산 사태가 2주 동안 지속되는 가운데 방역당국의 조치는 천하태평에 비유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한다던 변종 바이러스 진단 의뢰조차 아직 안한 상태다. 국내보다는 해외의 권위 높은 기관에 의뢰할 계획이어서라나 뭐라나. 늑장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보건당국이 예방법이라고 내놓은 것이 고작 접촉 가능성이 극히 낮은 낙타농장에 가지 말라는 둥 낙타고기를 먹지 말라는 둥 가공하지 않은 생 낙타유(乳)를 마시지 말라는 둥 손 씻기를 철저히 하라는 둥 모두 지극히 비현실적이고 원론적 수준에 그쳐 비웃음을 사고 있다. 메르스 사태의 진실은 가리고 개인위생만 강조한다.  

 

어제 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메르스 긴급점검회의 결과도 속이 시원한 대책은 없었다. 메르스 확진 환자 발생 14일 만에 열린 '뒷북 회의'였다. 그냥 회의를 했다는 데 의미가 있을 뿐이다. 아, 한심한 대~~한민국, 시간이 늦어 졸립다. <손 씻기를 철저히 하라>는 대로 철저히 손 씻고 자야겠다. 어떻게 씻어야 철저한 건지 아리송할 뿐이다.   

 

그래도 정쟁은 현재진행형…아, 한심한 대~~한민국

 

그토록 보건당국이 메르스 전염력이 약하다고 부르짖더니, 이 대목은 잠잠해졌다. 전파력이 강하다는 점을 슬며시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전염력이 강한 전염병인 사스가 한국에 상륙했을 때도 당시 여성 장관이 걱정은 붙들어 매라는 식으로 말하더니 결국은 유행으로 번졌다. 아, 한심한 대~~한민국.

 

당국도 엇박자다.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어제 4명의 교육감을 불러 메르스로 인한 학교 휴교는 해당 학교장 재량에 맡기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보건복지부는 휴교가 의학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둥 불필요하다는 둥 이해하기 어려운 발표를 했다.   

 

어제 서울에서 자가격리 중인 한 여성이 지방으로 골프 행차를 했는데도 사전에 막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메르스 음성 판정을 받았다지만 자가격리가 해제된 상태는 아니다. 혹시 전파력이 강한 메르스 바이러스를 곳곳에 퍼뜨리지 않았을까 걱정된다.

 

지구촌 이목이 한국에 쏠리고 있다. 예상 밖으로 메르스가 급속히 번지고 있어서다. 변종 바이러스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보건당국은 아직까지 크게 우려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남발한다. 세월호 참사 때 선실 안에 있어야 더 안전하다는 선내 방송과 무엇이 다른가. 아, 한심한 대~~한민국.      

 

여야는 합심해야 할 판국에 정쟁을 그치지 않는다. 야당은 메르스 늑장 대응을 공격하고, 야당은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않고 있는 정황이다. 아, 한심한 대~~한민국. 오늘은 이민 가는 사람들 심정이 이해되는 듯하다. 얼마나 염증을 느꼈으면 친인척과 친구, 이웃, 정든 조국을 등졌을까. 

 

<메르스 음압병상, 메르스 전문병원,메르스 코호트 입원체제?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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