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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좀 고칩시다

인터넷 쇼핑몰 개인정보 관리 믿을 만한가?

인터넷 쇼핑몰 개인정보 관리 부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약 30%가 고객의 개인정보를 암호화하는 보안서버를 갖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곳 중 3곳이어서 우리 사회가 보안불감증, 안전불감증 카테고리 안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결과다.  

 

KT 고객정보 1200만 건이 뚫리는 등 개인정보 유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아직도 재발 방지와 2차 피해 방지 대책은 멀고 먼 나라 이야기처럼 요원한 상태다.  

 

사고와 사건의 충격은 시간이 흐르면 쉬 잊히고 다시 똑같은 사건, 사고가 되풀이 되는데는 소비자들의 책임도 크다.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2차 피해 방지 대책과 재발 예방 대책 마련을 소비자가 적극적 요구하지 않는데 거액이 들어가는 대책 마련과 시스템 개선에 누가 자발적으로 나서겠는가? 관련 당국의 개입과 지원이 요구된다.

 

   

평소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면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를 한 번쯤은 하시지 않았나요?

또 인터넷 쇼핑몰 회원 가입을 하면서 내가 원할 때 즉시 탈퇴할 수 있을지 은근히 걱정되기도 하셨지요? 아무리 홈페이지에서 회원 탈퇴 탭을 찾아도 보이지 않아 의아할 때도 있으셨지요? 

 

 

이와 같은 우려가 기우로 끝나면 좋으련만 현실로 드러났다. 고객의 개인정보를 암호화하지 않거나 아예 회원 탈퇴가 불가능한 인터넷 쇼핑몰이 적잖은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전에 소수의 인터넷 쇼핑몰 샘플조사는 있었지만 이번엔 3만여 곳을 조사한 결과여서 신빙성이 높다.

 

누가 무엇을 조사하고, 결과는?

조사 주체: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조사 기간: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조사 대상: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통신판매업을 신고한 3만2100개 인터넷 쇼핑몰

조사 내용:  인터넷 쇼핑몰의 개인정보 보호 실태

조사 결과:  보안서버가 없어 개인정보 암호화가 안 되는 쇼핑몰 28.2%(9059곳)

                  회원 가입 뒤 탈퇴 불가능, 사이트상에서 탈퇴 방법을 찾을 수 없는 쇼핑몰 16.6%(5323곳)

                  회원 가입 시 주민번호 수집 쇼핑몰 17%(5513곳· 올해 4월 말 기준)

조사 결과 발표일:  2014년 7월 22일

 

 

 

조사 결과 인터넷 쇼핑몰 10곳 가운데 3곳이 보안서버를 갖추지 못했다. 보안서버가 없으면 고객이 전송 중인 개인정보를 해커가 가로챌 수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유출된 정보가 암호화 되지 않은 채 인터넷상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이다. 개인정보가 공동정보가 되어 사기 대출에 악용 되는 등 2차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데 사업자는 수수방관하고 있다.

 

정부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온라인 쇼핑몰 등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의무적으로 보안서버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들은  '경영상 애로'와 '영세한 사업 규모'등을 내세워 보안서버를 구축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남의 개인정보 보호가 나의 돈벌이보다 우선일 수 없다'는 일그러진 논리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주무부서의 개입과 지원, 관리, 감독을 주문한다.

 

 

보안서버 설치 여부

인터넷 쇼핑몰

비율

 보안서버 설치

 2만1,150군데

65.9%

 보안서버 미설치

 9,059군데

28.2%

 회원가입 없음

 1,891군데

5.9%

 3만2,100군데

100%

      자료: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이와 함께 3만2100개 인터넷 쇼핑몰 가운데 17%(5513곳· 올해 4월 말 기준)가 회원 가입 시 주민번호를 수집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오는 8월 7일부터는 개정 개인정보보호법 시행으로 법령상 근거 없는 민간사업자의 주민등록번호 수집이 전면 금지되지만, 이미 수집 당한 나의 소중한 주민등록번호는 무슨 방법으로 보호하나? 

 

회원탈퇴 가능 여부

인터넷 쇼핑몰

비율

                         회원탈퇴 가능

 2만4,402군데

76.0%

사이트상

회원탈퇴 불가

 회원탈퇴 불가능

 1,228군데

3.8%

 약관에만 있고 탈퇴방법 확인 불가능

 2,620군데

8.2%

 업체 확인 후 탈퇴가능

 1,475군데

4.6%

                         회원가입 없음

 1,891군데

5.9%

                         기타(확인 안 됨 등)

 484군데

1.5%

 3만2,100군데

100%

   자료: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회원 가입 뒤 탈퇴가 불가능하거나 탈퇴 방법을 사이트상에서 찾을 수 없는 쇼핑몰, 탈퇴 시 사업자의 확인이 필요한 곳도 16.6%(5323곳)로 드러났다.

 

세분하면 회원 탈퇴가 불가능한 곳 3.8%(1228곳), 약관에만 있고 사이트상에서 회원 탈퇴가 불가능한 곳 8.2%(2620곳), 쇼핑몰에서 확인 후 회원 탈퇴가 가능한 곳 4.6%(1475곳)이었다.

 

회원 탈퇴가 가능한 쇼핑몰은 76.%(2만4402곳)에 그쳤다. 회원 탈퇴나 개인정보 삭제가 어려울 경우 일단 가입하면 온라인 쇼핑몰 측에서 개인정보를 계속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내가 가입한 인터넷 쇼핑몰에 보안서버가 없는데다 회원 탈퇴가 되지 않는다면 나의 개인정보가 국경 없는 사이버공간을 영원히 헤매며 세계인의 공동정보가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어 불안하다.

 

이에 대처하는 뾰족한 방법은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비밀번호를 바꾸고,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 인터넷 쇼핑몰 가입 시 신중을 기하는 등 스스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홈페이지에서 '회원 탈퇴 탭'을 확인한 뒤 가입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못 믿을 온라인 쇼핑몰에 가입했다 싶으면 회원 탈퇴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우는 아이 젖 준다'고 했듯이 관계 당국에 대해 철저한 관리와 감독을 촉구하는 건 세금을 내는 국민의 당연한 권리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