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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복지/경제

존 케리 국무장관 "한국 떡볶이 베리 굿"

 

통인시장에서 기름떡볶이와 매운떡볶이를 맛보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사진 출처= 주한 미국대사관 페이스북(U.S. Embassy Seoul).

 

 

 

나는 인왕산을 등산하는 날엔 하산 길의 출출함을 달래려고 통인시장(서울 종로구 통인동)의 기름떡볶이를 찾는다. 고소한 맛의 기름떡볶이는 통인시장의 대표적 명물이다.

 

불에 달군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그 위에 가래떡을 얹고 볶아 노릇하게 익으면 꺼내 무언가 가미해 테이블로 갖다 준다. 내가 즐겨 찾는 곳은 모자가 운영하는 가게인데 기름 떡볶이를 주문하면 직접 담갔다는 백김치를 기본으로 준다. 정말 아삭하고 시원하다. 가게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지만 여기선 참는다.

 

통인시장엔 기름떡볶이만 있는 건 아니다. 매운 떡볶이도 있는데, 고추장을 푼 국물에 자작하게 끓여내는 일반 떡볶이와는 달리 가래떡에 고춧가루 국물이나 고추장을 케첩처럼 두르고 열을 가해 만든다.

 

매운 맛이나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딱 이다. 기름떡볶이, 매운떡볶이 모두 새끼손가락 첫 마디만큼 가늘다. 각각 1인분에 3000원이다.

 

 

또 통인시장에는 옛날 엽전 모양의 코인을 이용해 쇼핑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5원짜리 동전 크기로 특수 제작한 통인시장만의 코인은 한 개 500원이지만 코인 기본 구매 금액이 최소 5000원(10개 한 묶음)이다.

 

코인이 남더라도 걱정할 필요 없다. 현금으로 다시 바꾸거나 다음 번 방문 때 사용할 수 있으니까. 조리된 먹을거리를 샀다면 무료 도시락카페(푸드 코트)에 가서 먹으면 된다. 데이트 코스로도 좋은 편이다.

 

 

 

통인시장에서 화폐처럼 통용되는 코인. 통인시장 내 '코인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오늘,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이틀 전에 통인시장을 방문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한국 떡볶이 베리 굿

지난 13일 한국을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이날 오후 7시쯤에 통인시장에서 떡볶이를 먹고 밝힌 소감이다. 케리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과 면담 뒤 바로 인근 통인시장으로 걸음을 돌렸다. 성김 주한 미국 대사가 안내를 맡았다.

 

존 케리 장관은 이날 하얀 떡볶이와 빨간 떡볶이의 차이, 장아찌 등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떡볶이 몇 점 집어먹고  베리 굿을 연발했단다.

 

또 케리 장관은 한 상점에서 이산가족의 사연을 통역을 통해 들고 격려의 말을 건넨 뒤 시장을 떠났다고 한다. 그런데 바쁜 존 케리가 통인시장을 방문해 이산가족의 사연을 들은 건 무슨 이유일까.

 

 

단지 떡볶이가 먹고 싶어서 '바쁘고 귀하신 몸'이 시간을 쪼개 통인시장에 갔을까. 이산가족인 상점 주인의 사연을 들은 건 우연이었을까.  

 

단언컨대,

분명히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루빨리 성사 시키라는 대북 압박용 메시지다.

 

한편 한국 방문을 마친 존 케리는 중국으로 건너가 시진핑 주석과 만나 장석택 사망 이후 '북한 사태 악화' 방지를 위한 대북 압박 등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