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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좀 고칩시다

오바마 골프 빈축 왜 사고 있나?

 

오바마가 가뭄이 극심한 지역에서 골프를 쳤다는 사실은 백악관도 인정했

 

오바마가 골프를 친 곳은 하필 가뭄이 극심한 캘리포니아州다. 이곳은 4년째 가뭄이 이어져 167년 만에 강제로 절수를 할 정도로 사태가 심각하다. 오바마는 알 만한 사람, 더구나 대통령이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골프장은 물이 많이 필요한 대표적 시설로 꼽힌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현지 시간) 친구 3명과 함께 캘리포니아주 코아첼라 밸리에 있는 한 골프장을 찾아가 골프를 즐겼다.  백악관이 공식적으로 확인해준 사실이다. 

 

임기가 1년 남은 상황에서 이처럼 경솔한 행동은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을 부를 수도 있다.  레임덕(lame duck)은 권력 누수 현상이지만 데드덕(dead duck)은 권력 공백 현상이다. 데드덕의 원래 뜻 '가망 없는 사람'처럼 레임덕보다 심한 게 데드덕이다. 뛰뚱거리며 걷는 오리처럼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없는 현상이 레임덕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골프광 수준이다. 지난해 8월 20일에는 마서스 비니어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IS에 의해 참수된 기자 제임스 폴리(40)의 죽음을 애도한 뒤 곧 골프를 치러가 논란을 사기도 했다. 오바마는 취임 뒤 현재까지 약 220번 정도 골프 라운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재임 중 1200회나 라운딩을 즐겼다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재임 기간 중 골프를 가장 많이 친 사람은 우드로 윌슨이다. 두 차례 대통령을 지내면서 약 1,200회나 골프장을 찾았다. 뒤를 이어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약 800번 정도 골프장에 발걸음을 했다. 

평소 골프 애호가로 소문난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상위 랭크에 끼지도 못할 정도로 역대 미국 대통령의 골프 애호는 심한 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골프 라운딩은 24회에 불과하다. 2003년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사태가 악화되는 와중에 골프를 친 것이 드러나면서 골프장 행차를 멈추고 몸을 사렸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현재 가뭄이 심각하다. 논은 배를 쩍쩍 가른 채 누워 있다. 다목적댐들도 수위가 줄어 초비상이다. 농작물이 말라 죽어 농심은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나라 전체가 온통 가뭄 비상일 때 골프장에 가는 공직자는 없으리라고 믿고 싶지만 흡사한 전례가 있어 우려된다. 바로 세월호 참사 때다. 골프 치는 공직자, 빈소가 차려진 진도 팽목항에서 인증샷을 찍은 공직자들이 있었다.

 

현장에 다녀왔다는 노고를 알아달라는 듯 인증샷을 촬영했다. 유족과 실종자 가족은 애가 타는데 마치 장난치듯 두 손가락으로 V자까지 그리며 포즈를 취했다. 찍어 달라고 요구한 공직자나 찍어준 사람이나 속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불황에 메르스 그리고 가뭄, 경거망동하는 공직자 없었으면

 

한국은 지금 사람이 죽어나가는 메르스 사태와 가뭄이 겹쳐 고통스러운 상황이다. 경기 침체는 말할 것도 없다. 이중고 아니 삼중고, 사중고로도 표현이 부족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럴 때 경솔한 행동으로 국민의 공분을 사는 공직자가 한 명이라도 없었으면 하는 게 글쓴이의 바람이다.

 

한편 4년 동안 가뭄이 계속되는 캘리포니아에서는 강제적 절수는 물론이고, 물이 모자라 마당에서 잔디를 뽑아내는 실정이다. 또 말라죽은 나무가 1,250만 그루에 달한다는 게 외신 보도다.  

 

골프장은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시설이다. 가뭄과 골프장은 참 대조적이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퍼부었다. 배나무 밑에서 갓 끈 고치지 말랬다고 가뭄 때는 골프장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 게 현명한 공직자의 처사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