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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화제/연예/엽기/유머

오빠 믿지?

선남선녀 커플이 도시의 어스름한 달빛 아래 숙박업소 앞에서

승강이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오빠 못 믿니?"

"믿지만, 그래도 여긴 좀..."

여성은 고개를 떨군 채 땅만 보며 가느다란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시러                                                     

"얼굴 보고 얘기만 하는거야. 결혼 전엔 절대 니 몸에 손 안 댄다고 약속했잖니."

"요즘 찜통 더위잖니. 시원하게 냉방된 방에서 더위도 식힐겸... "

 

"나도 오빠랑 같이 있고 싶기는 해, 정말 얘기만 할 거지?"

여자는 오빠가 못미더워 다짐을 받았습니다.

 

"못 믿긴...한 번만 믿어봐"

 

                                        오키

얼마간 침묵이 흐른 뒤 꽤나 근사해 보이는 숙박업소가

이 커플을 흡입했습니다. 

           .

           .

           .

 

이후 꽤나 긴 세월이 흘렀습니다.

           .

           .

           .

어느 단칸방 벽에 걸린 액자의 유리에 비친 풍경입니다.

아주 오래 전에 본 듯한 남녀 커플과 어린 딸 두 명, 아들 한 명의 다섯 가족이

감당하기 어려운 삶의 무게에 짓눌린 표정을 지은 채 곤히 잠들어 있었습니다. 

                                                             엉엉

액자 안에 담긴 이 집의 가훈(家訓)은 '오빠를 절대 믿지 말자'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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