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남선녀 커플이 도시의 어스름한 달빛 아래 숙박업소 앞에서
승강이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오빠 못 믿니?"
"믿지만, 그래도 여긴 좀..."
여성은 고개를 떨군 채 땅만 보며 가느다란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얼굴 보고 얘기만 하는거야. 결혼 전엔 절대 니 몸에 손 안 댄다고 약속했잖니."
"요즘 찜통 더위잖니. 시원하게 냉방된 방에서 더위도 식힐겸... "
"나도 오빠랑 같이 있고 싶기는 해, 정말 얘기만 할 거지?"
여자는 오빠가 못미더워 다짐을 받았습니다.
"못 믿긴...한 번만 믿어봐"
얼마간 침묵이 흐른 뒤 꽤나 근사해 보이는 숙박업소가
이 커플을 흡입했습니다.
.
.
.
이후 꽤나 긴 세월이 흘렀습니다.
.
.
.
어느 단칸방 벽에 걸린 액자의 유리에 비친 풍경입니다.
아주 오래 전에 본 듯한 남녀 커플과 어린 딸 두 명, 아들 한 명의 다섯 가족이
감당하기 어려운 삶의 무게에 짓눌린 표정을 지은 채 곤히 잠들어 있었습니다.
액자 안에 담긴 이 집의 가훈(家訓)은 '오빠를 절대 믿지 말자' 였습니다.
'유머/화제/연예/엽기 > 유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마트폰 비번이 여친과 사귄 횟수라니 (0) | 2014.03.13 |
---|---|
홍대 곱창집 요절복통 카피 (0) | 2014.02.16 |
떡장수가 된 과부 (0) | 2014.02.01 |
빵 터지는 사훈, 파격적 사훈 (0) | 2014.01.31 |
여비서의 조건 (0) | 2014.01.27 |
희한한 표석 (0) | 2014.01.27 |
콘돔 고르기 (1) | 2013.12.14 |
얼마나 웃길까? (0) | 2013.12.11 |
29만원밖에 없다더니... (0) | 2013.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