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6월 메르스가 한창 창궐할 때 ‘각자도생’과 함께 인터넷과 SNS 등에서 초원의 들불처럼 번진 <아몰랑>. 당시엔 그냥 재미나는 풍자로만 보고 무심코 지나쳤는데, 오늘 간만에 <티스토리> 검색질을 하다가 ‘아이엠 피터’ 블로그에 아몰랑이 여러 번 나오는 것을 보고 의미를 되새기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네이버 지식인 오픈국어>님 가라사대 "아몰랑은 ‘아, 나도 모르겠어’의 줄임말로 주로 곤란한 처지, 변명거리나 이유, 팩트가 없을 때 사용됨. SNS에서 '아몰랑녀(女)'로 불리는 사람으로부터 유래됨” 이라고 나와 있다. 아몰라는 ‘아, 몰라’라는 말끄트머리에 ‘ㅇ’을 붙이고 띄어쓰기를 없앤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 서핑을 하니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왼쪽처럼 아몰랑의 원조로 알려진 페북 <아몰랑녀>의 대화 내용이 지천이다. 아몰라는 페북 아몰랑녀에서 유래됐다. 주로 <여시, 판> 같은 여초사이트에서 상대와 말싸움하다 불리할 때 자주 애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좌측 페이스북 내용처럼 유식한 척(?)하다가 근거를 묻는 질문에 아무 것도 모르는 사실이 들통 났을 때 위기 모면용으로 아몰랑이 쓰인다.
다시 말하면, 제안이나 주장의 논거를 밝히지 못한 채
책임을 회피하면서 적당히 넘기려는 모습을 조롱할 때 쓰이는 신조어다. 올해 5월 무도(무한도전)에서도 자막으로 풍자했단다.
부정확한 정보를 마구 퍼나르면서 떠벌릴 때 사실 여부를 캐묻거나 더욱 깊숙히 질문하면 귀찮다는 듯이 아몰랑으로 일관하는 경우 아몰랑녀로 불러도 된다.
아몰랑은 넓게는, 가깝게 지내는 사이에서 모르는 걸 자꾸 물어 오는 상대방에게 짜증나지만 그렇다고 화를 낼 수는 없어 ‘모른다’는 말을 아몰랑으로 재미있게 표현할 수도 있다. 연인 사이에서 비음과 함께 애교 섞인 표현으로 쓸 수도 있다.
글쓴이 군 복무 시절 한 고참병이 어떤 일을 제안한 뒤 후임병 논리에 밀릴 때 반짜증 반농담으로 너희들 맘대로 하라는 사인으로 “아, 몰라 몰라”라고 자주 말한 적이 있는데, 이것이 지금의 아몰랑이다.
서두에 잠깐 언급한 '각자도생'도 메르스는 창궐하는데 정부의 뒷짐 행정으로 <열심히 손씻기> 외에는 아무런 예방대책을 내놓지 못했을 때 <각자가 살길을 찾아내야 한다>는 의미로 한동안 크게 유행했었다.
그런데 왜 아몰랑남(男)은 없는지 궁금하다. 여성 비하는 아닐 테고. 여하튼 객관적 근거가 없는 허위 사실을 마구 퍼나르고, 떠벌리고, 부풀리다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면 아몰랑하는 삐뚤어진 아몰라녀는 사라졌으면 한다.
'모르면 억울한 상식 > 신조어/유행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몸비 유래 그리고 대프리카 (0) | 2016.08.12 |
---|---|
화이트 워싱, 에이포 허리, 낄끼빠빠 (0) | 2016.08.03 |
신조어 심멎 심쿵 돼지맘 꼬돌남 눔프족 스벅 가싶남 (0) | 2015.06.15 |
신조어 쿡방 먹방 팜므파탈 옴므파탈 뇌섹남 안구정화 (0) | 2015.06.15 |
케바케에 숨겨진 젊은이들의 파격 세태 (0) | 2015.05.29 |
5포세대·빨대족 ·이케아세대·취업깡패·9포 세대·달관세대·CGT ·e-커머스 (0) | 2015.05.09 |
시크(Chic), 시크하다 (0) | 2014.01.28 |
혹시 당신도 호갱님? (0) | 2014.01.18 |
느낌 아니까 …2013 최고 유행어 (0) | 2014.01.12 |
2013 채용시장 신조어 (0) | 2013.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