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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뉴스,속보

백종원 아버지 캐디 성추행에 비친 노인의 성

노인의 성 문제, 특히 노인의 성욕은 우리 사회가 간과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인정해야 하는 불편한 진실이다. 의학 발달과 충분한 영양 섭취 등으로 <100세 시대, 9988>이라는 유행어가 생길 만큼 수명은 길어졌는데, 노인들, 특히 상처한  노인을 중심으로 하는 합법적 성욕 배출구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실정이다. 

 

특히 아내와 사별한 노인은 사회의 부정적 이미지(Negative Image) 때문에 성욕 해소 출구는커녕  하소연할 곳조차 마땅치 않다. <젊은이의 성생활은 아름답게, 늙은이의 성생활은 추악하게 여기는 분위기>도 큰 문제다. 사별하지 않아도 부부 사이가 원만하지 않은 경우나 전염병, 경제적 빈곤 등에 따른 장기적 별거의 경우 성 문제를 어찌할 것인가. 무조건 금욕만 강제할 건가? 그런다고 눈 녹듯 문제가 해결될까?

 

'노쇠한 수컷'들이 성욕을 배설할 수 있는 통로는 무엇일까? 

현재로서는 집밖에 나서면 노인들이 성욕을 해소할 길은 불법 외에는 달리 선택할 방법이 없다고 해도 과언으로 단정 지을 수 없을 것이다. 노인들에게 오로지 정상적 성생활만을 바라는 건 요구가 아닌 몰이해에서 우러난 강압이다. 

 

전국 노인복지관에 성상담센터가 늘고 있는 상황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늙었다고 해서 성욕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치매에 걸리지 않는 한 <정년 없는 노인의 성. 노인의 성욕에는 정년이 없다>는 말이다. 다만 체력 저하, 질병 등 환경 변화에 의해 서서히 감퇴할 뿐이다.

 

이를 방증하듯 2014년 기준, 71세 이상 노인들의 성추행, 성폭력, 몰카 불법 촬영 등의 성범죄가 2년 사이에 60%(306건 → 491건)나 급증했다는 보도가 최근 있었다. 이 가운데 성추행과 성폭력 등이 지난해 기준으로 성범죄의 96.5%를 차지했다. 여기서 성추행은 강제추행을, 성폭력은 강간을 말한다.

 

노인들은 성 문제만큼은 U자 형태로 젊었던 시절로 회귀하고 싶어한다 

 

작년 기준, 지역별로는 서울이 전국 노인 성범죄의 22%(109건)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경기도(88건)가 바로 뒤를 이었다. 서울과 경기가 명예롭지 못한 으뜸과 버금을 차지한 건 인구 수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 집계는 건수 기준이지 인구 수에 비례한 성범죄율이 아닌 점을 짚고 넘어가자. 

 

그런데 흥미로운 건 전남(33건)이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3위라는 점이다. 대전(5건)이 노인 성범죄가 가장 적은 곳으로 나타났다. 위 내용은 유대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서울 강북을·국회 안전행정위)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나타난 것이다.    원문 보기

 

이 수치들은 공식적으로 밝혀진 것에 국한될 뿐,드러나지 않은 노인 성범죄까지 합치면 건수는 몰라볼 만큼 훨씬 늘어나게 될 것이다. 

 

노인들이 재혼으로 안정도 되찾고 성적 욕구도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도 자녀의 반대, 경제적 여건, 늙어서도 성에 집착한다는 도덕적 손가락질, 건강 문제 등 극복해야 할 난관이 만만치 않다. 

 

<임을 봐야 뽕을 딴다>고 했던가? <효자보다 악처가 낫다>고도 했다. 노인을 위한 이성 교제의 장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도 재혼의 걸림돌이다. 이들에게 절실한 건 성 문제와 재혼 상담 전문시설이다. 정부 주도의 노인 성활생 연구도 만들어 활성화 시켜야 한다.       

 

벨트라인 아래에 인격이 얼마나 있을까?

 

성욕은 식욕, 수면욕과 함께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다. 배고픔을 억제한다고 허기가 사라지는가? 성적 욕망을 자제한다고 성욕이 해소되는가? 역효과를 부르는 풍선효과만 초래할 것이다. 자제에 자제를 거듭해도 끊임없이 솟구치는 것들은 성욕과 식욕, 수면욕이고, 그 가운데 성욕을 가장 참기 어렵고 강력한 욕구로 꼽는 이들이 적지 않은 편이다.

 

콧바람이나 떨어지는 낙엽조차 피해야 하는 나이 90을 먹은들 성욕이 하루아침에 사라질까? 그동안 서서히 감퇴해 강도만 약화됐을 뿐이다. 나이를 떠나 성욕을 느끼는 것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남녀가 똑같다. 다만 <절제된 성욕, 자제된 성욕>의 강약만 다르다. 이번 백종원 아버지 성추행 사건은 자제력 부족에서 기인된 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범죄자가 되느냐, 아니냐는 순간적 충동을 이겨내는 자제력에 달린 것이다. 

 

노인들이 현재 배우자 이외를 대상으로 성욕을 해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불법 성매매업소 이용, 바카스 아줌마류(類)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위행위가 있을 것이다. 특히 배우자 없이 혼자 사는 노인에게 하안거나 동안거에 들어간 수도승과 같은 금욕을 희원하는 건 지나친 무리다.   

 

우리는 백종원씨 아버지 백종탁씨의 성추행 사건에서 노인의 성을 뒤늦게 발견했다

 

성욕은 인격과는 별로 상관없다. 성적 욕망은 순간적 충동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법 없이도 살 것 같은 이웃집 아저씨><성에 굶주린 야수>로 순식간에 돌변, 구속됐다는 식의 뉴스가 나오는 이유다. 배꼽 아래에 없는 것 중 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 인격이다. 이번 사건 피해자의 고충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굳이 말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요즘 <집밥 백선생> 등 쿡방 요리 프로 출연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요리연구가 겸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  백종원의 아버지 백승탁 전 충남교육감이 골프장 캐디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설수에 오른 백승탁 전 교육감은 1935년생으로 올해 81세. 요즘 핫한 백종원씨는 30여 개의 프랜차이즈를 지휘하고 있으며, 탤런트 소유진의 남편이다.

 

 81세의 성, 아직 진행 중인 성추행 사건이어서 단정적으로 글을 올릴 수는 없다. <모든 것이 무기력한 그 나이에도 아직 남자라니>라고 판단하면 오산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성욕 앞엔 인격을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자제함으로서 인격이 유지될 뿐이다. 자제력이 무너지면(범죄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면서도) 순식간에 충동심의 노예가 되고 또 범죄자로 전락하는 것이다.

 

"캐디를 골프장 밖으로 불러내 가슴을 강제로 만졌다" vs "가슴을 더듬지 않았다"

 

한 언론 매체는 지난 22일 백종원 아버지 백승탁씨가  대전의 모 골프장 20대 여성 캐디를 골프장 근처로 불러내 가슴 등 신체 부위를 강제로 만진 혐의로 최근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해당 캐디는 현재 그 충격으로 일을 그만두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백승탁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면식도 없는 백 노인을 두둔하는 게 아니다. 그럴 생각도 없다. 성 문제와 관련된 범죄자 양산을 막고 싶은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고통에 매몰 당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창녀촌 또는 집창촌으로 불리던 성매매 집결지 철거에 앞장섰던 김강자 전 경찰 총경이 은퇴 후 2012년 도시 외곽지역에 제한된 공창(성매매 집창촌)제를 제안한 이유를 곰곰이 곱씹어 보아야 할 때다.

 

 노인들에게도 성을 누릴 권리가 있음을 인정하고 추악하게 바라 보는 시선을 거두자

 

'우아한 성'은 아니지만 '추한 성'이라도 '위선적 강박'을 훌훌 털고 차라리 솔직하게 '성욕 배출구'를 열어 주는 것이 해법이라는 게 행간의 의미 아닐까. 막말로 <노쇠한 수컷들>이 성 욕구를 배설할 수 있는 활로를 열어주자는 배려로 해석하면 무리일까?

 

생계형 매춘까지 싹쓸이한 김강자 전 경찰 총경은 충북 옥천서장 재직 때는 티켓다방을 초토화 시켰다. 또 <미아리 포청천>으로 악명 높던 서울 종암서장 재직 시에는 미아리 텍사스촌 '박살'에 온 힘을 쏟았던 점에서 그 아이러니가 당시 화제였다.

 

2004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성매매 특별법’은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다. 성매매 남성과 여성 모두에 대한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성매매 특별법 21조 1항은 성매매 당사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은 윤락행위의 상대가 되는 남성도 처벌 대상이기는 했지만 여성을 도덕적 잣대로 재단하고 처벌하는데 더 중점을 두었었다. 

 

 '집창촌 킬러'였던 김강자 전 경찰 총경 "성매매특별법은 위헌"을 역설하다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성매매 특별법 위헌 심판은 2012년 7월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서 화대 13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하다 적발돼 재판에 넘겨진 여성 김모씨가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김씨는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것은 기본권과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2012년 12월 서울 북부지법은 이런 요청을 받아들여 재판 중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했다. 공개 변론에 김강자 전 경찰 총경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성매매특별법은 위헌> 주장을 펼쳤는데 이 또한 아이러니다. 

 

아무튼 샹그릴라 신드롬(Shangri-La syndrome)이 불거지고 노인의 재혼과 황혼의 사랑, 노인 성범죄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이쯤에서 우리는 제한적 공창제 도입과 노인의 이성 교제 기회와 공간, 노인 성 문제 전문 상담소 그리고 정부 주도의 노인 성생활 연구 및 축적된 자료 활용, 노인의 건전헌 취미생활 유도 등에 대해 배전의 관심과 배려심을 쏟을 때다.


 

박희태 전 의원 캐디와 신체 접촉까지는 인정했지만…  

 

이밖에 골프장 캐디 성추행 구설수에 오른 유명인사로는 박희태 전 국회의원이 유명하다. 검사 출신인 그는 법무부 장관과 6선 의원,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박희태 전 의원은 2014년 9월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골프장 캐디 A 씨와 신체적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귀엽다는 수준에서 터치한 거고 예쁜데 총각들 조심해라 이런 얘기를 해줬다. 당시 당사자는 불쾌감을 표시하지 않았다>라며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다. 어딘가 석연치 않고 궁색한 변명처럼 들린다. 귀엽다고 손가락 끝으로 여자의 가슴을 찌르는 것이 정상적 행동? 동의나 합의가 없었다면 성추행임을 삼척동자도 이미 알고 있다.  

 

캐디 사회에서는 그는 이미 <기피 고객> 이었다 

 

성추행 피해 당사자인 캐디 A씨의 동료 B씨는 박희태 전 의원이 캐디들 사이에선 <기피 고객>이었다고 당시에 밝혔다. 그녀는 "몇 년 전에 내가 모시고 나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행위가 과히 좋지 않았다"라며 박희태 전 의장의 신체적 접촉 시도가 한 두번이 아니었음을 시사했다. 

 

박 전 의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내가 등허리를 쳤다. 팔뚝을 만졌다 이런 건 큰 문제가 없지 않나 싶고…"라고 해명했다. 등허리를 치고 팔뚝을 만지는 게 문제가 없다는 그의 인식을 보면 그동안 셀 수도 없이 행해졌을 캐디 성희롱을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성적 수치심 기준, 확실해져야 한다 

 

이 같은 행동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했으니, 그동안 상습적 신체 접촉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장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 <성범죄는 상대방이 성적 수치심을 느끼면 성립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 같아 어처구니없다.

 

다만, 개인적 생각으로는 <성적 수치심> 기준이 애매하니 범죄자 양산 방지 차원에서 기준 설정이 확실해졌으면 한다. 똑같은 행위에도 <성적 수치심을 느끼고, 못 느끼고>의 차이는 문제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