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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좀 고칩시다

메르스 사태에 도민은 안중에도 없는 경기도 의원님

온 나라가 메르스 비상이다. 이 와중에 선진복지행정 견학 명분을 내세워 떼지어 해외 연수를 떠난 경기도의회 의원나리님들. 道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 10명이다. 무려 8박9일 일정. 그동안 많은 지자체는 해외 연수를 명분으로  관광·외유성 연수를 다녀와 따가운 시선을 받아왔다.

 

지자체 의원들의 해외 연수는 연례행사지만 이번엔 때가 아니다

 

연례행사 같은 지방자치단체 의원들의 해외 연수는 오랜 관행이다. 하지만 이번엔 때가 아니다. 메르스가 어떤 질환인가. 치사율이 40%에 달하는 소름 돋는 전염병이다. 경기도는 메르스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이기에 메르스 포비아에 떨고 있는 경기도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들의 해외 연수 비용은 주민들의 혈세로 조달한다. 

 

해외 연수든 해외 시찰이든 명칭만 다를 뿐 대다수 해외 연수의 행태는 거기서 거기다. 대부분 골프와 관광 일정이 필요 이상 끼어 있어 외유성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경기도 의원들의 해외 연수 기간인 5∼6일의 일정 역시 바이킹박물관 방문 등 모두 관광으로 편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메르스는 주로 중동지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이라고 부른다. 메르스 최초 발생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이고 메르스 첫 발생 시기는 2012년 9월이다

 

경기도는 메르스 확진환자가 가장 많이 나온 곳인데 보건행정 공백은 어쩌란 말인가

 

메르스 사태에 있어서 경기도가 어떤 곳이고, 보건복지위원회는 무슨 일을 하는 곳인가.

기도는 메르스 첫 감염자는 물론이고 확진 환자가 가장 많이 나온 지역이다. 또 국내 첫 메르스 치료 병원인 평택성모병원이 있는 곳이다. 이 병원은 메르스 1차 유행의 진원지다. 경기도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위원)은 13명, 위원의 대부분인 10명이 지난 2일 핀란드로 출국해 경기도의 메르스 행정 공백은 뻔하다. 

 

지난 2일은 메르스 사망자가 발생하고 3차 감염이 확인된 날이다. 이들은 노르웨이와 스웨덴 등 북유럽 3개국을  방문할 예정인데, 연수를 포기하고 중간에 귀국하는 의원을 한 명이라도 기대해 본다. 

 

보건복지위는  메르스 감시 핵심 부서다. 이번 연수에는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 보건연구사 한 명도 동행했다. 道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달 31일부터 메르스 확진 검사를 담당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가 심각한 경기도는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이 온 힘을 보태도 모자라는 실정이다.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 

 

도민과의 신의보다 해외 기관과의 신의가 더 중요한가

 

경위 설명이 가관이다. 이번 연수는 올 1월 확정돼 포기하면 방문 기관으로부터 '신의'가 훼손됨으로 출국을 강행했다는 식이다. 도민의 대표로 선출된 의원들 입에서 이 같은 말이 나올 수 있는가. 도민과의 신의 문제는 별거 아니란 말인가. 자기를 뽑아준 경기도민의 고통보다 방문 기관과의 신의가 더 중요하다는 말인가.

  

눈 뜨고는 못볼 사례는 또 있다. 자매결연 도시인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플러튼시 초청으로 6명의 경기도 용인시의회 의원들이 지난 1일부터 9박 10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 중이다. 그 중 한 시의원이 2일 자신의 SNS에 미국 할리우드에서 촬영한 사진을 올린 것.

 

남의 비극을 외면한 세월호 참사 때 인증샷과 무엇이 다른가

 

박 모의원은 이날 미국의 대표적 관광지인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동료들과 찍은 10여장의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비난의 화살을 받고 내렸다. 세월호 때도 비슷한 일은 있었다. 한 고위공직자가 현장 방문 인증샷을 찍어 올린 것이다. 오나가나 약방의 감초처럼 끼어 있는 몰지각한 인사들, 언제 정신 차리려나. 용인시에는 메르스 확진환자는 없지만 접촉자가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장에서 힘을 보태도 시원찮을 판에 외유성 연수라니…

 

알려진 것만 이 정도라면 나머지는 안 봐도 비디오

 

어디 이들 뿐이겠는가. 보도된 것만 이 정도지, 주민의 세금을 연수 비용으로 쓰면서 해마다 해외로 나가던 관행이 하루아침에 개선될 리는 만무하다.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은 메르스 확산 방지에 힘을 보태기 위해 도의회 대표단의 독일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하면서 유럽 방문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도 과연 미국 방문 계획을 취소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