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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복지/경제

대통령 당선되면 과연 행복할까?

 

#15명의 대선 후보자들.

 

어제 문재인 후보의 사실상 대선 승리 선언이 있었다. 이를 두고 한 종편의 앵커는 문재인 후보가 인생 최대의 순간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생방송의 어려움을 감안하더라도 제법 알려진 이 앵커의 멘트(announcement)는 근시안적 사고에서 비롯된 것 아닐까? 문재인 후보는 어제 오후 1150분경 대통합을 재차 강조한 간단한 인사말을 했다.

 

과연 대통령에 당선되면 행복해질까?

 

대통령이란 자리는 국민의 행복과 정책을 책임지는 자리다. 쫓겨난 전임 대통령처럼 올림머리 등 제 한 몸 가꾸느라 수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똑같은 옷을 입은 모습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옷을 맞춰 입으며, 국정은 뒷전으로 미루고, 국민은 나몰랑해도 되는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 정책 구상에 노심초사하며 잠자다가 자기도 모르게 벌떡 깨어 일어나야 하는 고통스러운 자리다. 행복과는 거리가 먼 자리다.

 

영국의 대처 수상처럼 화장시간을 줄여 정책 구상을 해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방한 때 호텔 로비에서 자신의 옷을 직접 다려 입은 할로넨 전 핀란드 대통령처럼 검소해야 하는 자리다파면 당한 박 전 대통령처럼 구리고 켕기는 구석이 있는지 검사장급 출신을 5명이나 임기 동안 민정수석에 기용하는 자리가 아니다.

 

또한 사명감이 앞서고 공약을 지켜야 하는 자리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전임 대통령 같이 아침에 내건 공약을 당일 저녁에 어기는 식(대선 전과 대선 이후)의 정책으론 새로운 촛불시위를 불러일으키는 자리다.

 

생각해보자.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주도적이냐 최순실에게 말려들었느냐 공모냐를 잠시 차치하고 그가 내건 공약 중 이행된 것이 무엇인가를. 유권자가 투표로 대통령을 선택할 때는 지역색깔과 인물 됨됨이 등 많은 참고사항이 있지만 적잖은 유권자는 공약을 중시한다. 후보가 내거는 공약이 정책인 셈이다.

 

오늘 오전 110분에 한 종편은 전국 개표가 60%를 넘었다면서 지금부터는 문재인 후보를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으로 부르겠다고 했다. 이후 다른 종편 앵커들도 같은 말을 했다. 뒤늦게 보니 오전 3시 이전부터 네이버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 득표율 40.5%, 득표수 12,056,8532위와 4,662,092표차라고 밝히고 있다. 2위 홍준표, 3위 안철수다. 2위와 3위는 근소한 차이고 개표 중이지만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뒤늦게 뛰어든 홍준표 후보,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는 홍 후보의 선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대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에 거는 기대 

 

이번 19대 대선은 보궐선거여서 인수위도 없다. 인수를 준비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문재인 당선인은 당장 오늘부터 청와대에 입성해 국정을 지휘해야 한다. 워밍업 없이 달려야 하는 자동차와 다르지 않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그가 내세운 대통합에 야당과 협치를 더해 정책을 조율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해 행복할 겨를이 없다.

 

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경비원까막눈의 아들도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나라(홍준표 후보), 미래를 여는 첫 대통령(안철수 후보), 노동이 당당한 나라(심상정 후보), 보수의 새 희망(유승민 후보), 개헌 대통령(이재오 후보), 박근혜 석방하라(조원진 후보), 진짜 보수(전 국정원장 남재준 후보) 등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지만 모두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오늘 오전 130분 이전에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후보 등이 승복을 밝혔다. 2위 후보는 일말의 기대감 때문에라도 승복 선언이 이들보다 늦을 것이다. 당초 19대 대선 출마자 15명 중 2명이 포기해 13명이 경합했지만 13명도 대선 출마자 수 사상 최대 기록이다.

 

19대 대통령인 문재인 대통령은 소통의 아이콘이 되고, 불통의 아이콘인 신()문고리 3인방은 두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아울러 대통합, 협치와 함께 서민 피부에 와 닿는 최순실 부정 축재재산 환수, 노인기초연금 30만 원 등 신속한 공약 이행을 기대한다.